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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_say65

의도가 불순했다. ​​ ​ 의도가 불순했다. 어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애초에 왜 할려고 했는지에 대해 잊은 채, 어설픈 목표만 삼고 옆도 못보고 설쳤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건 뭐였을까. 내가 디제이를 배우게 된 계기야 명확하지만 과연 내가 그걸 하면서 뭘 할려고 했는지 잊었던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내가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기 때문이었지만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내가 선곡한 곡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참 좋았다. 철저하게 나로 인해서 타인을 만족시키는 그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인해서. 그런데 테크노셋이야 그렇다 쳐도 두번째 이름을 걸고 냈던 믹스는 철저하게 그것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각인줄도 모르고.. 2019. 10. 1.
5 ​ ​ - 요며칠 셋을 짜면서 연습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백수라 일도 구해야 되는데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 하면서 집중하는건 어쩔 수 없는거 같다. 본의 아니게 시간도 없고 딱히 밥 생각도 안나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하루 한끼를 먹은 것 같다. 신기하게도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픈 느낌이 들지 않는다. 뇌를 엄청 쓰고 있을 텐데, 몸을 덜 움직여서 그런가. 오늘도 낮부터 뭐라도 먹어야 할텐데 하면서 낮잠을 실컷 자고, 그래도 먹어야지 싶어서 밥을 먹었다. 채워지지 않았던 허기를 비로소 하고싶은 일을 하며 채우고 있는거 같다. 다만 이 에너지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도록 잘 조절해야할 것 같다. 흥미가 사라지지 않도록. - 평소처럼 의견을 말하려다가 문득. 그건 의견이 아닌것만 같았다. 하고싶은 말이 많.. 2019. 9. 22.
인팁과 경금사이 ​ (이 글은 인팁과 경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에요.) 지난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쉬워 한잔 더 하자는 말을 던졌고 흔쾌히 그러자고 여섯시간을 보냈다. 근래에 겪었던 몇가지 행사들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며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로 오랜만에 수다를 떨어댔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문득 나는 잘 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백수이며 앞날을 모르고 살고 있지만, 무슨 배짱인지 일에 대한 큰 걱정이 없는게 정말 걱정인거 같다. 이런 얘길 하고 싶은건 아니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잘 하고 있을까.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가 내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 2019. 9. 19.
만추(2011)를 보고 ​ 감독, 배우, 줄거리야 이미 다 알려져 있는 만추. 개봉한지 오래되서 이미 티비에서도 하고, 왓차인지 넷플릭스였는지에서도 볼 수 있었던거 같은데 왠지 집중을 하지 못했었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cgv에서 재개봉을 했기에 보게 되었다. 탕웨이는 말할것도 없이 예쁘고 현빈은 잘생겼다. 무엇보다 탕웨이의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고 해야하나. 장례식 이후 식당에서 애나가 단순히 포크때문에 화를 내는 장면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나는 타인의 감정에 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아닌거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포인트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들의 스토리를 찬찬히 듣다보면 어느새 감정이입이 되어 화자의 마음에 동화되는 느낌. 그런거지. 영화나 음악, 소설 등에 집중하는 .. 2019. 9. 17.
routine 1. 판[틀]에 박힌 일, 일과. 2. 틀에 박힌 수법, 기계적인 수법; 정례적(定例的)인 일, 관례. 3. (컴퓨터) 루틴(정형적 프로그램). 4. (예능인의) 판에 박힌 연기[수법]. 5. [美속어] 피하기, 얼버무리기. 말그대로 루틴. 인간들이 세포처럼 일정한 시간 뒤에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부품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깨닫는 순간 레일에 표기된 숫자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죽는다. 그것이 비밀이었다. 누군가 그것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수를 썼다. 사람들이 하나씩 지니고 있는 책에 쪽지로 메모를 남긴 것이다. 그 메모에는 자진하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어느순간 한 루틴에 붙어있는 인간들이 그 메모를 발견하기 시작하면 동시다발적으로 자진해서 폭파가 되기 시작했다. 그걸.. 2019. 9. 15.
생일 ​ 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 어릴때부터 늘 동생의 생일과 10일정도 차이나는 탓에 부모님이 함께 쓸 수 있는 선물을 주셨던 기억부터가 시작이다. 다음엔 롯데리아에서 친구들을 불러다 파티를 했던 기억. 매년 함께 다니는 친구들의 생일은 줄창 챙겨주고도 나의 생일때는 그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져서 혹은 어제처럼 명절과 비슷한 시기라 그저 그렇게 지나갔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도 연애를 할때는 연인의 특별한 이벤트 같은것도 안받아본건 아니지만 글쎄 어차피 그렇게 될꺼. 그리고 생색낼려면 오버하게되는 성격상 그냥 안 떠벌리고말지(?)하는 생각에 한 20대 후반부턴 생일이에요 라는 말 하는게 쑥스러워진거 같다. 나이먹는것도 서럽기도 하고(는 거짓말. 내나이 좋음.) 어제는 그냥 생일이니까 축하해주세요를 해봤다. 축하받.. 2019.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