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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285

090310 Love 사랑이 더 이상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사랑 또한 식어서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안다. 어차피 나란인간. 금세 식어버리니까. 사랑이라고 정해지지 않은, 그 이상의 기약이나 다짐따위 존재하지않은 그런 애매모호한 관계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도 그 편이 낫다. 벽 앞에서 혼자 우두커니 기다리다 소리도 질러보고 돌도 던져보고 그러는게 낫다. 모든것은 부질없는 짓이니까. 가끔은 영혼을 가진 사람보다 대답없는 사물이 더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원하는 만큼은 주니까. 지금은. 사물들이 더 사랑스럽다. 예컨대 커피 라거나 사진, 음악. 이런 것들로 희열을 느끼지만 이 사물들은 곧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언젠가 본 적이 있.. 2009. 3. 27.
090309 wait. 조금만 더 있으면 될거 같아. 2009. 3. 27.
090308 ゆれる - 흔들흔들 내가 흔들리는건지 세상이 흔들리는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밤거리에는 흔들거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술이 좋아 사람이 좋아 사랑이 좋아 남자가 좋아 여자가 좋아 섹스가 좋아 흔들리는 인간들. 그냥 문득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가슴 풍만한 여자가 반쯤 풀린 눈으로 날 쳐다보니 날 유혹하는건가 싶어서. 2009. 3. 26.
090307 Why - Memory 왜 그랬냐고 묻지 않은 저 자신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상했었고, 속으로 많이 울었고, 미워도 했고, 증오도 했지만 다시 그렇게 제게 웃어주는 그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묻지 못했습니다. 그냥 거리에 서서 울기만 했습니다. 사실 연락처도 메신저도 모든 것을 지우고 제 눈앞에서 그 사람을 지우면 제 머릿속에서도 지워질줄 알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갑에 있던 명함을 꺼내서 보았습니다. 그 사람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그 거리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서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전 아마 오늘 깨달았습니다. 내 기억속 먼 곳에서 죽었던 친구를 떠올리던 날에 죽음에 대해 적을 수 있었던 것 처럼. 오늘 기억에 대해서 적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 앞에서 사라진다고 그 사람이.. 2009. 3. 26.
090306 feedback 잔잔하게 흐르는 재즈 음악과 커피, 그 공간에는 언제나 그가 있다. 조근조근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늘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그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기 보다는 감성적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함께 있으면 충만한 느낌이 든다. 그는 언제나 내가 잊어버리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준다. 쉽게 놓쳐 버릴 수 있는 것들을. 그는 어디서 왔을까 아마 이 세상과는 다른 세계에서 온 것만 같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그 공간에 그 사람. 사람이 좋은건 그 이유 때문이다. 2009. 3. 26.
090305 Acid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삐걱거리는 바닥소리가 좋았다. Bar에는 언제나 그분이 계셨고 냉장고에는 사랑하는 맥주들이 있었다 귓가엔 바스락거리는 LP가 또 코끝엔 커피의 향과 담배의 냄새가 적절히 섞여 내 심장을 감싸주었다 내가 시내에서 일할 때 종종 들렸었다 이런 거창한 타이틀은 달고 싶지 않지만 나의 20살에 알게된 몇몇 소중한 것들이 있는데 Acid가 그 중 하나다 그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왠지 좋았다 성역처럼 여기기도 했었다 거기라면 왠지 모든것이 좋았다 시간과 공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그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아니 깨달았다 선곡해주셨던 음악을 들었고 내려주셨던 커피를 마셨고 이야기를 하고 웃고 울고 내 모든 감정들이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게 감정이 .. 2009.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