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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090310 Love

by 40c 2009. 3. 27.








 사랑이 더 이상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사랑 또한 식어서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안다. 어차피 나란인간. 금세 식어버리니까. 사랑이라고 정해지지 않은, 그 이상의 기약이나 다짐따위 존재하지않은 그런 애매모호한 관계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도 그 편이 낫다. 벽 앞에서 혼자 우두커니 기다리다 소리도 질러보고 돌도 던져보고 그러는게 낫다. 모든것은 부질없는 짓이니까. 가끔은 영혼을 가진 사람보다 대답없는 사물이 더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원하는 만큼은 주니까. 지금은. 사물들이 더 사랑스럽다. 예컨대 커피 라거나 사진, 음악. 이런 것들로 희열을 느끼지만 이 사물들은 곧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언젠가 본 적이 있다. 태어날 때 부터 슬픈 사랑에만 빠지도록 설정되어 있는 사람. 긴 기도 끝에 마왕이 빛나는 두 눈 대신 사랑을 할 수 있게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은 오랫동안 마음의 빛을 잃고 세상의 빛도 잃고 아무런 위안도 없이. 그렇게 비탄을 얻어 영원토록 살아가게 된다는 자우림의 마왕이라는 곡의 가사.
 난 세상의 눈을 버리지 못하겠다. 사랑같은것도 잘 모르겠고 언제나 어긋나니까 딱히 좋은지도 모르겠고. 물빛 하늘과 연두색 오월이 좋다.
 나도 정리, 정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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