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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의 진수

혼자놀기의 진수

by 40c 2020. 4. 9.

나는 혼자놀기를 좋아한다.

혼자서 먹고, 여행을 하고, 산책을 하고, 영화도 보고, 클럽도 간다. 전시를 보거나 공연을 보는 것도 종종 한다.
(생각해보니 공연은 동행자 구해서 갔던 기억이 많다)

친구가 많은편은 아니지만 없는 것도 아닌데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적 명절당일마다 친가에서 외가로 이동했다. 외가에는 나와 몇살 차이나지 않는 언니, 오빠, 동생들이 있었다. 그들과 놀다가도 종종 아빠의 차에 혼자 들어가 테이프를 듣는다거나 누워있기를 좋아했다. 나도 어렴풋했던 기억인데 스무살이 지나고 이종사촌동생이 내게 말해줘서 선명해졌다. 언니는 언제나 그렇게 차에 혼자가서 사색하는걸 즐기는거 같았다고.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만 스스로 자처해서 혼자임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전자에서 견딜 수 없어하지만 나는 다르다. 어쩔 수 없이 혼자여도 나는 그렇게 다니는게 재밋기 시작했다.

사실 나의 혼자놀기는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타인과 동행을 하면 그를 너무 신경쓰는 나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나의 욕구를 억제한다), 혹시나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고 해도 그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타인들과 함께일때는 그래도 감수한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지만.. 이것조차 이기적인거 같다 쓰고보니.

혼자놀기도 1-20년 가까이 해보니까 요령이 생긴다.
혼자놀기에 대한 기록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타인들의 행동과 뭐가 다르냐 할 수도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아마 다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