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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너 사공씨 이야기 -3-

by 40c 2019. 10. 14.




이번 글은 그냥 클럽에서 놀면서 음악들은 얘기를 .. ㅋㅋㅋ 쓰게 될거 같다.


지투를 처음 갔다. 줄을 서서 입장료를 내려는데 카드는 안된다고 해서 편의점에서 돈까지 뽑아다가 입장을 했다. 확실히 서울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서울 클럽에서는 가요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처음 지투를 갔을때 승리의 스트롱베이빜ㅋㅋㅋ가 나왔을때 그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때의 지투는 지하와 1층이 뚫려 있었고, 2층 라운지가 있었다. 1층에서 사람들을 보며 놀다가 의자가 앉았는데 내 휴대폰이 의자 틈 사이로 빠졌다. 그걸 어떤 남자애가 빼줄려고 하다가 안되서 스탭을 부르고 목에 문신이 있던 그 친구는 ㅋㅋㅋㅋ 지금 태국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데 아무튼. 그게 고마워서 싸이월드 지투 클럽에 글을 썼다. 그것을 계기로 지투를 자주가는 애들과 친해졌다. 그 남자애가 거기서 살던애였어서..

대구로 놀러온 타지의 친구와 지투도 간적이 있었다. 그때 디제이 부스에서 고쌤을 봤다. 진짜 멋있다며 완전 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친해질줄은 몰랐다. 지투를 가끔 가다가 본격적으로 자주가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일요일에 하는 브라보사운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일요일밤 전자음악 파티. 브라보사운드. 그 디제이들이나 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그냥 자주 가던 사람? 그리고 그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팀이었다. 처음 브싸를 간날, 서울에서처럼 물병 하나를 들고, 술먹자는거 다 뿌리치고 그냥 한자리에서 노래 들으면서 춤추고 놀았다. 나중에 알게된 매니저 명호오빠가 와서 나를 보더니 엄지척 하고 가셨ㄷ..

지투를 다녀오면 항상 후기를 클럽에다 썼다. 그래서 단기간에 가장 빠른 레벨업을 하며 지투에 자주가는 애들과 더 친해지고 디제이며 사장님이며 얼굴을 알게되고 인사를 하며 지냈다. 자랑이랄건 아닌데, 그냥 그게 너무 재밋고 좋았고, 궁금한 음악은 게시판에 물어보고, 그러고 놀았다. 집에서 그 음악들을 받아서 들어봤는데 그 맛이 안나서 다시 클럽을 가는 그런 상황이 생긴것이다.

브싸는 매주 갔다. 어떤 음악이 궁금해서 물어보다가 고쌤과 안면을 텄던거 같고,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거 같아서 좋다고 해줬다. 그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어떤날은 지금은 브라운브릭스로 바뀐 코페아에서 고릴라즈 이름을 보고 커피를 사서 조공(?)을 하기도 했다.

브싸는 마감때까지 찍고 청소 도와주곸ㅋㅋㅋ 그냥 첫차기다리는 김에 그러다가 밥도 얻어먹고 그러다가 많이 친해진듯. 특히 고쌤이랑은 그 후에 밥도 먹고 그러고 지내다가 어느날 나에게 “너 디제이 한번 해볼래?” 하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디제이를 배우게 되었다. 장비는 지투에서 가져오고 고쌤에게 열쇠 받아서 고쌤 집에서 연습하고 그렇게 지냈었다.

뭐, 어떤 계기가 있어서 정식 데뷔(?)는 못하게 되었지만. 그때 디제이를 하고싶다. 라는 생각을 하며 8년정도를 살았던거 같다. 중간에 한번 머쉬룸에서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도 현실의 문제 때문에 못하게 되었지만.


클럽은 진짜 열심히 다녔던거 같다. 시내 중심이 아닌 곳에 오픈했다고 하면 같이 갈 사람은 없어도 그냥 열심히 가봤다.

대구에선 시내에 클럽을 오픈해야한다는 공식만 알게 되고 뭐 없었던듯..


파티도 열심히 찾아다니고.. 그렇게 살았다.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클럽에서 전자음악이 대세를 타더니 이상한 춤을 추는 EDM이 성행을 했다. 그게 올해 전에 내가 유일하게 갔던 하이네켄 화이트 센세이션과 WEC이후에 그랬던거 같다. 나는 클럽을 자주 가지 않았고, 이상한 그런 음악들이 듣기 싫어지면서 점점 더 특색이 강한 덥스텝이나 DNB를 좋아하다가 정글도 듣고 브레이크비트를 들으면서 힙합에 정착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테크노도 가끔 들었다.

힙합믹스를 들으며 일을 했다. 최신 빌보드 차트가 점점 힙합음악으로 하나둘 채워지기 시작하면서 힙합이 대세가 되었다.

힙합도 힙합인데.. (그쪽 장르는 더 몰라서) R&B를 좀 더 좋아하게 되었다. 구륙에서 일하면서 어큐라디오를 들었고 7,80년대 R&B를 많이 들었다. 말이 R&B이고 소울이나 디스코 음악도 가끔 나오고 그랬던 채널인걸로 기억한다. 그때 라이브러리가 많이 늘어났다.

구륙에 일하기 전에 있었던 뮤직라운지에서는 옛날 팝송이나 옛날 가요를 많이 신청받아서 틀어주며 알게 되었다. 몇년간 알고 지내던 어떤 손님은 지금처럼 LP가 유행하기 전부터 가끔 좋은거 건졌다며 술한잔 마시러 오곤 했는데, 그분이 주셨던 ohio players의 음반은 아직 뜯지도 않고 있다. 그분덕에 ohio players를 들었고 옛날 흑인음악들도 많이 들어보게 된듯하다. 물론 다른 장르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땐 저게 뭐야 라고 생각한게 있었는데 dire straits의 sultans of swing도 종종 신청하셨었고.. 글로리아? 도 종종 신청 했었지..

그 손님이 CB MASS 의 진짜 와 함께 cheryl lynn 의 got to be real을 신청했다면 정말 존경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잘 살고 계실려나..


힙합도 좋아하게 됐겠다. 다시 클럽을 간건 구륙에서 일하면서 일 마치고 바로 브레드로 갔다. 물론 전에도 밸브며 에그며 거기가 아니어도 위드헤드 파티들 찾아다니곤 했지만. 위드헤드도 없어지고, 에그는 뭐.. 말할것도 없이 그냥 그렇고 밸브는 너무 커머셜 하다며 브레드를 가게 되었다. 완전 힙합이라기 보다는 옛날 음악들도 나오고 R&B도 나와서 좋아했더랬다.

브레드가 일렉음악을 트는 곳으로 바꼈을때, 선뜻 가지는 못했다. 좀 뻔하고 시끄럽게만 들려서 그랬던거 같다. 그도 그럴것이 음향에 신경을 좀 더 쓰게 되었달까나.. 바뀌기 전에도 어떤 음질 나쁜 음악이 들리면 거슬리기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좋아하는 디제이가 와서 튼다고 했는데도 오래 있기가 힘들어지면서 왜 그런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걸 누군가가 옆에서 말해줬다. 너무 시끄럽게 틀어버려서 사람들이 피곤해서 오래 못있는다고. 그때 확 느끼게 되었다. 왜 그렇게 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디제이들이 귀가 너무 상해서 소리가 큰지도 인지를 못한다거나) 세계적인 디제이라며 왔던 MIJA는 아무리 소리가 풍부한걸 틀어도(이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서 그냥 이정도로만 표현이 됨) 오래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은데 어떤 디제이는 횡경막보다 고막이 먼저 찢어져버릴거 같은 사운드를 내는걸까. 내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듣기 부담스러우면 다른사람들도 그렇게 느끼는거 같다.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몸이 말해주는 느낌이다.

요즘은 그래서 대구에선 사운드가 제일 좋은 밸브를 자주 갔었는데, 밸브야.. 한달동안 힘냉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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