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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285

en automne. en automne. converse. fx30 2009. 11. 11.
이야기 이야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지나간 나의 이야기, 탐닉하는 모든 것들, 현재 흘러가는 시간들 모두 담아버리고 싶어서 안달이다. 손에는 언제나 연필과 노트가 손에 들려 있다. 매년 이맘때면 언제나 그랬다. 머릿속에서 엉키기 전에 다 쏟아내곤 했다. 그러다 보니 두서없는 이야기들도 많다. 시가 되었든 소설이 되었든 무조건 쏟아내는 거다. 다시 보지 않아도 좋다. 그저 토해내기만 하면 된다. 글을 쓰는 감각이 최고로 높아지는 시기.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지금. 바로 지금이다. 2009. 11. 9.
집으로 아주 어린시절. 그러니까 유치원도 다니기 전. 약 3살 무렵엔 자주 외가댁에 맡겨지곤 했다. 그 시기에는 아빠는 대학원을 다니셨고, 엄마는 학교 앞에서 당구장을 운영하신데다 동생까지 임신중이셔서 꽤나 손이 부족하셨다. 그래서 나는 종종 외가댁. 그러니까 외할머니의 손에 맡겨져 어린시절을 보내곤 했었다. 내리막길. 기와로 된 집. 연탄과 아궁이. 종종 찾아오던 부모님의 차. 판피린 물약. 장농. 짚으로 만든 김치저장고. 놀이터와 빨래터. 또래 아이들과의 숨바꼭질. 어떤 겨울엔 아궁이를 쑤셔대며 불놀이를 하다. 덥다며 눈이 내린 마당으로 뛰어가 눈밭위에 얼굴과 손을 묻고, 또 신나게 눈싸움을 하며 놀다 얼어붙은 손발을 녹이려 부엌으로 들어가 다시 아궁이 불에 손을 쬐곤 했었다. 보통의 기억은 겨울 또는 여름.. 2009. 11. 7.
계절 너는 나의 계절이다. 너는 때때로 내게 차갑고 너는 때때로 내게 뜨거워 너는 나의 계절이다. 매 순간 나를 안고 매 순간 나를 놓아 숨이 막힐 듯 너는 나의 계절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시간 내가 서 있는 이 공간 머리카락 끝 손끝 발 뒤꿈치까지 너는 나의 계절이다. 2009. 11. 4.
un automne le ciel, bel air. un automne frais et sec. 2009. 11. 2.
다양한 다양한 인간을 만나며 관계를 맺다 보면. 이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 무슨일을 하는지 따위의 주변환경보다 그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해지는 인간이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가건 관계 없이 함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가 중요해지는 인간이 있다. 나도 물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춰지고 싶다. 내가 살아온, 나의 주변환경 말고 그저 나라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것이 강해지고 이성이라면 더더욱 연애라는 감정을 가져보고 싶은 욕구도 생길법 한데, 연애를 하기엔 그게 좀 두려운게 이런 관계의 사람이라 쉽사리 다가가지도 못한다. 왜냐면 연애라는 것은 끝이 있으니까. 하지만 이런 관계의 사람들과는 끝을 내고 싶지 않으니까. 두려워지는거다.. 2009.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