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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_say

숙취

by 40c 2021. 7. 11.

술 마신 다음날, 애매하게 일찍 일어나고 전날 한 화장은 그대로고, 어쩐지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이렇게 누워 있다.

어제의 술자리에서 나는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들을 주저리 내뱉은 것 같다. 나쁘진 않았다. 꽤 괜찮았다. 다만 머릿속에서 무얼 말해야 할지 고르다가 금방 피곤해진 것 같다.

나에겐
1. 진짜 마주치기도 싫고, 엮이기 싫은 종류의 사람
2. 싫지만 그냥 무시할 수 있는 사람
3. 티 안내고 대화까지 할 수 있는 싫은 사람
4. 상대방이 싫지 않은데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 하는 사람
의 분류가 있는거 같다.

특히 1번 같은 경우엔 꼭 상대방이 눈치없이 들이대는 경우가 꽤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싫은거겠지. 싫어하는거 알면, 그냥 좀 가만히 있어줬으면 좋겠다.

2번은 뭐.. 그런 사람이 들이대면 1번되는 거고. 3번에게는 정말 가면쓰고 말한다.

아예 낯선 장소에 혼자 있으면 꽤 말을 잘 한다. 평소에 가까운 사람이랑은 말을 잘 하지만 낯선 장소에서 아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는 곳에 있으면 말을 잘 못한다. 그냥 아는 사람하고만 말을 한다. 찌질해서인건지, 굳이 에너지 써가면서 말을 안하는거지. 그러다 보니 애매하게 나를 아는 사람들은 종종 오해를 하곤 한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있는데 내가 화났다고 생각하거나,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 싫어하는걸 못봐서 그런거지. 나는 싫으면 그냥 상대방이 하는 말 따위를 싸그리 무시한다. 공간에 없는 사람 취급 하는거.

예전에 가스라이팅 비슷하게 겪으면서 내가 직접 겪지도 않았는데 그냥 담벼락을 쌓은 적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다른 사람의 판단은 그냥 그의 판단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보는것만 믿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오스트. 그 사람 피하느라 제대로 못놀고 온 거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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