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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절반이 지났다.
그리고 18일이 지났다.
요즘은 손일기를 쓰다보니 블로그에 긴 글을 쓰는게 쉽지 않다.
올해 초에 엄청난. 일이 있었다.
아직도 괘씸한 ‘그 회사’와의 분쟁에 에너지 소모가 심해서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기도 하고, ‘그 회사’가 제출했던 답변서를 보며 나도 오히려 울컥해서 몇시간이고 글을 쓰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느정도 내가 유리한 선에서 합의를 하긴 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혹시나 그런 악덕업체를 만나면 진짜 제대로 응징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는 와중에 들어갔던 수리회사의 기술 교육. 뭐.. 처음 OT때부터 내가 마음에 안들어하는 방식이긴 했는데, 그래도 이런저런 기술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좋아서, 어서 어플 런칭하고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벌써 3개월이나 지체하면서 허비하기만 하고 있다. 어플은 커녕 교육수준도 솔직히 돈받고 할만큼의 수준이 되나 싶다. 이게 다 내가 돈을 내지 않고 배워서 드는 기분일까.
정식 교육은 마치고 봉사를 무려 두달이 넘는 시간동안 했다. 무보수로. 당장 일을 나가서 하진 않았지만 여기서도 비어버린 시간이 아깝다.
그러던 와중에 넘어져 꼬리뼈를 다쳤다. 처음 2주 정도는 바깥 활동을 많이 하기 힘들 정도였다. 내가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들고 누웠다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저 수리회사 일도 잠시 쉬게 되었다.
지금 내 꼬리뼈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맨 바닥에 앉을때 걸리는 꼬리뼈는 아프다.
원래는 4월즈음부터 국비지원교육을 받을까 고민을 했는데, 회사가 갑자기 돈을 주겠다며 봉사를 많이 해라는 식으로 나와서 잠시 미뤄뒀었다. 다친김에 몸은 많이 못쓰니 머리라도 많이 쓰자 싶어 국비지원교육을 시작했다.
주중 낮에는 영상편집을 배우고, 그 중 이틀은 저녁에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차라리 포토샵 일러스트를 먼저 배우고 영상을 시작했으면 좀 나았을 것 같긴 한데.. 다 비슷한 수준이라 다행이라 해야하나 싶다.
여튼 그렇게 한달 반을 배우고 다음달 까지 3~4주 정도의 교육이 남아있다.
대학 졸업하고 13년 남짓 이렇게 긴 시간동안 뭔가를 배운것은 처음이다. 시작할때도 못느꼈고, 하면서도 어색했는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이다. 내가 졸업하고 지금까지 운전학원 말고 돈 내고 뭘 배워봤던 것이 있었나?
몸을 쓰고 댓가를 받는 노동이 아니면 이 시간들이 부질없다 생각하기도 했다. 어린시절 엄마의 잔소리마냥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게 그냥 놀고,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라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영상편집이나 포샵, 일러 뿐만이 아니라, 작년에 배웠던 비트메이킹도 그렇고, 디제잉하겠다고 디깅하는 것도 그렇고, 내가 좋아서 하는 활동인데 한낱 취미로 치부했던건 내가 아니었을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다보니 주변에서도 날 하찮게 봤던건 아닐까.
이 얘길 할려면 다른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그렇다. 요즘은 국비지원으로 눈으로 하는 호작질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그게 내가 비디오키드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재미있다. 조금 더 주제를 쌓으면 생산을 하고 싶단 생각도 든다.
그러다 얼마 전,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커피회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다른 분야지만 같이 사업을 하자는 이야기로 말이다.
여러 조건을 생각해보니 그다지 내게 장점이 있는 것 같진 않다는게 믿을만한 사람들(?)의 의견이다. 또 얼마나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들이겠지.
사실 나도 사업, 장사, 좋아하는 걸로 하는 것도 아닌데, 자신도 없다.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 걸로 한다면 잘 할 자신이나 있는가? 그것도 모르겠다.
어릴때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라거나 조금 허황되더라도 꿈이라는게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걸 생각하면 현실이 떠올라 멈칫하게 된다. 그러다 많은 좌절을 하게 되고 열등감이 심해지고, 무기력해지는거다. 이러면 안된다.
그럼에도 즐거운 상상은 하곤 하지만.
로또가 되는게 빠를까, 내가 열심히 살아서 대기만성을 이루는 것이 빠를까. 후자 같다. 그래도 로또는 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뭘 하며 열심히 살아야 하나?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