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맨날 너만 생각하니”
나의 쌍둥이 그녀가 말했다. 한날 한시에 태어나 늘 나와 비교되며 잘 살고 있는 그녀와 다툼을 할때면 내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타인에게 뭔가를 나누기 싫어하는 이기적인 마음은 그녀에게서 비롯된 것일까. 베풂이라는 단어같은건 잘 모르고 살던 나였다. 늘 그녀와 나눠야 했던것이 서러웠던 탓인지. 내껀 내꺼고 니껀 니꺼라는 그 마음이 언제나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너야말로 내 마음은 생각 못해주니? 당하는 내 기분은 어떨거 같아?”
한 피를 물려받은 자매이니 성격이 비슷할 법도 한데 나는 늘 그녀의 그림자에 가려질때마다 꼭 스스로를 갉아먹는 상실감에 빠지기 마련이었다. 오늘도 나를 배려해주지 않은 그녀와 엄마를 보며 화를 내는 내게 말했다.
“네가 똑바로 행동했으면 됐잖아. 너가 잘못했는데 왜 우리가 사과해야해”
가족이라면 그러면 좀 더 보듬어주고 이해해주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다 문득. 나도 그러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신이 들었을 무렵은 이미 주변이 엉망이 된 후였다.
이젠 그러지 않겠노라고, 사람들을 보듬어주겠노라고, 이해받길 원하는 만큼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살았건만 나는 또 같은 일을 반복하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누가 더 잘못한 부분은 없었다. 다만 더 화를 냈던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린것 말고는.
마음속에 꼭꼭 담아 잠궈두었던 나의 열등감이 벌어진 틈 사이로 비집고 흘러나오면 나는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빠지고 만다. 나의 열등감은 나를 성장시켜주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오늘같이 파멸로 향하게도 한다.
“네가 내뱉는 말 언젠가는 너에게 돌아올거라는거 잊지마 혜영아”
어차피 내가 받은 피 그들도 받았을것이다. 이기적인 이 마음이 나만 그럴까. 그들 또한 나와 같으니 죽어도 지기 싫어할 것이고, 그들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이해하지 않으면 아니 받아주지 않으면 언제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나고 만다.
내 속에 자리한 나의 쌍둥이 비견은 오늘도 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나는 오늘을 교훈삼아 조금 더 지켜보는 마음을 가지고 굽히지 않는 고집에 대해 부드러워 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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