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cEafWm/btqAlYHEVrL/N33N8nHFPoDs10bbkQ0Uh0/img.jpg)
여전히 뿌옇게 퍼지는 시야. 퇴근길에 가로등이 그랬는데 집에와서 종이접기를 하고, 저녁으로 먹다남은 소고기와 와인을 먹고 마지막 남은 와인 한모금에 초콜렛이 먹고싶어 사러 나간 길에도 여전히 뿌옇게 퍼지고 있었다.
와인을 다 먹으면 위스키랑 먹어야겠다 싶어 초콜렛들을 잔뜩 사왔는데 위스키가 다 떨어졌다. 다시 나가는 일은 귀찮다. 설마했는데 진짜로 다 떨어지다니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건가 싶다.
가끔 손으로 하는 무언가에 몰두할 때가 있다. 앞서 말한 종이접기나 뜨개질, 색칠하기 등등이 있다. 지난주말 서울에서 본 전시에 있던 시 같은 에세이를 필사할려고 종이를 사러 갔다가 같은색 색종이를 발견해서 그것도 집어왔다. 가끔 이 작은 색종이로 나는 모빌을 접곤 한다. 학도 접고 별도 접고 그러지만 간단히 모듈을 접어 조립을 하는 모빌이 참 재미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종이를 접는다. 어린시절 내 수많은 꿈 중 하나는 종이접기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되고 싶은 꿈이 많았다. 몇가지는 잊어버렸지만 확실히 기억하는 몇가지는 종이접기 선생님, (롤러)스케이트 선수, 가수, 조향사, 카피라이터, 광고기획자 이런것들이었는데 그것들을 이루지는 못해도 가끔 비슷한 것들을 하고 있으면 그것들이 되고싶던 때가 생각이 난다.
오늘 종이를 접으면서 미드를 보고 있었다. 어차피 뻔한 전개이기지만 이야기들은 재미있어서 쭉 보고 있는데 공격을 받던 어떤 연기자가 ‘난 당신의 생각으로 정의 되지 않는다. 당신의 도움은 필요없다’ 라고 하는 말을 봤다.
내가 누군가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지만 내가 함부로 내뱉는 말에 상대방도 그런 말을 하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꽤나 자주. 내가 타인에게 과한 감정이입을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서 그런지 그런 대사나,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는다. 나도 나르시시스트라고 생각했는데 심한건 아닌거 같지만.
한국사회에 나르시시스트가 많다고는 하지만 완전 동의하진 못하겠다. 그저 자신을 배려해주지 않은 사람을 보고 그렇게 말하는거 같기도 하다. 어제도 한 말인데 상대방이 내 기준에 이해가 안된다고 해서 어던 편견을 가지는 것은 피곤한 일인 것 같다. 최대한 그런 마음을 안가질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건 안되는거 같다. 다만 그것에 내가 너무 신경쓰며 살지 않아야겠다.
'e's_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0) | 2020.01.09 |
---|---|
팔자에 없던 그 일. (0) | 2019.12.15 |
3 (0) | 2019.12.02 |
비견 (0) | 2019.11.25 |
생각보다도 더 떨리던 시간. (0) | 2019.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