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할 것은 없지만 뭔가 머리가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라 리프레시를 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색칠에 불과하지만. 그러면서 오랜만에 유튜브를 보진 못하고 들었다. 경제관련 유튜버의 돈은 없고 시간은 많아진 우리의 여가시간을 차지한 업종들 이라는 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을 듣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춤을 즐기는 것도 여가시간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
전문성은 없는 일개 블로거의 글이라. 이게 얼마만큼 잘 정리되어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저임금이 높아지면서 소득수준이 높아졌을거라 생각하겠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을 뿐 상대적으로 소득이 예전에 비해 급격하게 늘진 않은것이 사실이다.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여가시간을 즐기기에 좋아진 세상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넉넉한 여가시간을 보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열심히 놀고 있다.
여가시간에 많은 자리를 차지한 업종들이 있었지만 코인노래방의 수가 늘었다는 것이 살짝 웃게 만들었는데, 내 취미 중 하나가 코인노래방에서 노래부르는 것이라. 한번 가면 적게는 3천원 많으면 5천원을 탕진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발성에 문제가 있어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목이 트이면 시원하게 20곡은 부르고 돌아와야 직성이 풀리게 된다.
새로 이사한 이 동네에서도 코인노래방이 없는 것을 보고 ‘아 이걸 여기에 차려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뭐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건 패스하고.
코인노래방얘기를 하면서 음악과 춤을 허하라고 할려는게 아니었다.
그 늘어난 여가시간에 파티문화가 자리하지는 않을까 해서 이 글을 쓰고 싶어졌다.
물론 이전에도 많은 클럽들에 파티들이 넘쳐나는 세상이긴 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음악을 듣는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2005년 8월 22일 세계 평화기원 국제 페스티벌 개최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마왕의 이야기를 듣고, 그때에 비해 지금은 정말 세상이 좋아졌구나. 격세지감을 느꼈다. 그때 막 10대를 벗어난 나였는데. 10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피력하는 집단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나 이후에 (물론 주변엔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린 친구들은 정말 그런 느낌이다. 내가 스무살때 이런 세상이었다면 이것들이 감사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발매하는 음반을 동시에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세상. 물론 이전에 실물음반도 동시에 접할 수 있긴 했겠지만 한곡한곡을 큰 노력없이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언젠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디지털 세상이 도래하며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지식에는 귀천이 없는 세상이 왔다고. 다만 그것을 어떻게 취하고 누리느냐는 개인의 문제가 되긴 할 거라고 했었다. 나도 이 글을 보는 당신도 돈을 아주 많이 버는 부자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다만 스마트폰과 데이터만 있다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말이다.
적극적으로 본인의 취향을 선별할 수 있다. 음악관련 어플들은 사용자의 알고리즘에 맞춰 곡들을 추천해주고, 굳이 구입을 하지 않아도 언제나 마음껏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런 세상에서 늘 뻔하고 아는 음악이 나오는 파티는 이제 좀 지루해질 것 같다. 그런 파티 말고, 테마가 있는 파티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서양은 이미 십수년전부터 그랬을거고, 서울도 한참 된거 같고, 이제는 내가 사는 지역이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즐길 마음이 없는건 아닐까 싶기도 했었다. 뭐가 됐든 우리가 원하는건 즐기는 것이니까. 그런데 진짜 갈 곳이 없다. 우리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춤을 추게 만드는 곳이 없다. 그 뻔하고 지루한 클럽에서도 신나게 노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던건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사실 이들도 갈 곳은 없는거 같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음악과 춤을 허하는 곳이 필요하다.
그 노력을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씬이 잘 자리잡기를 바라며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과연 그런 기회를 내가 얻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 순간에 음악이 흐르는게 난 참 좋다. 일본의 한 가정식 음식점에서도 재즈음악을 들었을 때, 언제나 음악이 함께 하는 삶이란 참 즐거운 것이구나 싶었었다. 춤을 추지 않아도 좋다. 그저 음악이 함께 있다면.
대중의 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저 아는 것 뻔한 것 지루한 것들은 이제 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10년, 20년이 지나면 다시 그것들이 주목받을진 모르겠지만 지금 확실한 것은 흐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걱정은 든다 워낙 이 지역 사람들이 보수적이어야 말이지.. 그래도 우리의 소중한 여가시간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문화가 생긴다면 그것을 대중들이 알게 된다면 참 기분 좋은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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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새롭고 독특하다고 도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별로니까. 그래서야 원 지루한 사람들이랑 다를게 뭐겠는가. 부디 음악과 춤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그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들어주어야겠다.
(사진:최근에 간 공연에서 찍은 사진. 글이랑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