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무례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아”
낯설지만 익숙한 공간. 이태원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마주한 두 외국인. 어쩌다 보니 같은 방을 쓰긴 했지만 영어 울렁증애 초면을 가리는 버릇까지 나와서 하루를 꼬박 목례로 지났던 외국인의 이야기. 거기서 진짜 익숙한 희근이와 우연치 않게 같은 방을 쓰게 되었고, 영어를 제법 하는 그가 옥상에서 또 같은 방을 쓰는 외국인들과 나누던 대화들 사이로 내가 주워들을 수 있던 몇 안되는 말이었다.
언제 봤다고 뭘 안다고 사랑타령이야.
타향살이의 설움이야 어딘들 없겠냐만 그 외국인의 말들이 하나같이 이해가 되기도 해서 끄덕이다가 또 알 수 없는 말을 나누면 딴짓을 하기 수십분. 그 말들 사이에서 무례하다는 단어를 캐치하고 느꼈던 것은 이것이었다.
진짜 그런 감정인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착각속에 사는 사람들. 내가 그랬으니까. 뭘 보고? 어디가 좋아서 좋았던건지. 무엇이 사랑인지 나는 알고 있었을까. 그녀의 말들에 나오는 남자들의 바보같은 행동이 나의 행동이었던것만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내가 무엇을 사랑했는지. 사랑한 것이 그였는지 그저 그 감정이었는지 헷갈리던 지난날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후자인거 같다. 아직도 본질보다는 그것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서 좋다고 느끼기도 하니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다. 확실한건 일방적인 감정이야말로 정말 무례하다는거정도.
나의 기나긴 십년의 여행에서 깨달은것들이 많아서 좋다. 나는 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 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좋다. 자아도취뿐만이 아니라 좀 더 나를 생각해가는 지금 내 자신이. 좋다.
그나저나 흑백사진 공모전에서 떨어져서 아쉽네..
그거때문애 억지로 옛날 추억 뒤집어 올렸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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