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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처음 만나던 날을 기억한다.

by 40c 2009. 7. 29.















처음 만나던 날을 기억한다. 처음으로 영화를 보았고, 처음으로 술을 마셨고, 처음으로 번호를 주고 받아 처음으로 함께 밤을 지샌 누군가들을 기억한다. 아마도, 이 여행의 시작은 그 처음에서 비롯된게 아닐까 한다. 내 팔 안의 사람과 팔 밖의 사람을 구분하여 만나던 나는 이제 없어졌다. 그저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살아온 것과 아주 많이는 다른듯한 누군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만 있다면 그저 바랄게 없어졌다. 생각보다 나는 조금 더 외로운 사람이구나 느꼈고,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구나 깨달았다. 처음 만나던 날 함께 우산을 썼던 그 분들과는 뭔가 다른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처음 만나던 날 내 옆자리에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들어주던 그 분도 내 무례한 부탁을 거절하지도 받아주지도 않고 지내고 있다. 어쨋거나, 결코 길지도 않을 그렇다고 너무 짧을것 같지도 않을 이 이별을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걸까. 담담한 관계여서 이별을 고하기도 힘들다. 훗날을 기약하기에는 애틋하지 않아서 슬프다. 나는 너무 슬픈데 그들은 내 마음을 알까. 금방 다시 만날 것 처럼 그렇게 웃으며 떠나야 하는걸까. 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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