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ho oblivion

베이퍼웨이브와 아웃런 (Vaporwave & Outrun)

by 40c 2021. 8. 3.

재작년에 디제잉을 다시 시작하면서 관심이 갔던 음악들이 있다.

전자음악 이라고 말하기엔 한쪽으로 치우친, 하지만 전자스러운(?) 사운드가 매력적이어서 여러 곡들을 모아놨었는데, 실제로 믹싱을 해보니 재료가 부족한 탓인지 별로네.. 하는 생각으로 폴더 속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곡들이다.

https://youtu.be/2-8k96qyyYU

그때 처음으로 E-cosmos라는 이름을 썼었다. 우주가 연상되지만 과거도 떠오르는 묘한 음악들, 그 음악들을 최근 유튜브를 통해 신스웨이브 라는 장르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https://youtu.be/ECy6r5lyhF0

이런류의 음악들. 마치 80,90년대 비디오나 오락실게임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펑키하면서 레트로한 느낌. 묘한 매력에 열심히 찾아봤다. Synthwave, Retrowave, Chillwave 등등으로 나뉘어 불리는데 각각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스포티파이에서는 해당분류로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들을 수 있다.

Synthwave(신스웨이브)를 찾다보니 Vaporwave(베이퍼웨이브)를 알게 되었고, 네이버에 어떤 블로거가 쓴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https://m.blog.naver.com/nickykim156423/221485120918

 

밀레니얼 세대를 매료시킨 기묘한 음악 “베이퍼웨이브"(Vaporwave) - 그 허와 실

“베이퍼웨이브”(Vaporwave)라고 불리는 음악 장르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탄생한 이 음악은 인터넷 여...

blog.naver.com

베이퍼웨이브의 핵심요소들을 알려주고, 왜 이것에 열광을 하는지(노스텔지어), 문화를 넘어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까지 설명해주는 좋은 글이다. 그래서 베이프웨이브가 신스웨이브인가? 생각을 하고, 힙스터 문화의 대가(?) 경영이에게 물어봤는데 이미 잘 알고 있는듯 했다. 경영이도 이런 분석된 글을 보고 재미있게 본거 같다.

그래서 베이퍼웨이브에 대해서 한참을 찾고 있는데 뭔가 내가 처음 빠졌던 그런 음악과는 사뭇 다른느낌의 곡들이었다. 위 링크에서도 소개하는 Mall soft 등의 음악들이 주를 이루었고, 그것들은 마치 90년대 드라마에서 세련된 배경으로 나올법한(-생각해보니 집에 있던 테이블매너에 이런류의 음악이 나왔던 것 같다.)곡들이었다.

한참을 헤메고 있던 와중에 유튜브에서 새로운 영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https://youtu.be/qGodWY9vZN8

베이퍼웨이브에 아웃런을 묻히지 말라는(??) 영상이다. 네온컬러와 노스텔지어를 부르고 먼 지평선을 넘어 해가 지고 그걸 달려가는 차(이건 베이퍼웨이브엔 없다고, 있으면 일본의 구식자동차 정도?)까지, 몇가지 겹치는 요소가 있지만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상이 진짜 좋아진게 제목도 한글이고 자막도 너무 잘 나와서 한국사람이 번역을 한 줄 알았는데 외국사람이었다.)

베이퍼웨이브는 벌써 2010년 초반부터 이어져온 장르라고 한다. 나도 나름 세상 돌아가는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지했나 싶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베이프웨이브가 유행할 무렵부터 아니 그 전부터 복고는 항상 재해석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과거 한국가요들이 이전보다 더 크게 유행을 하고 비슷한 느낌의 곡들을 만들어내고 음악뿐만 아니라 소비문화까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것과 베이퍼웨이브는 맥락을 같이하고 있지 않을까. 

베이퍼웨이브에 대해서 이제 막 알게된 사람이 분석하듯 쓰기엔 광범위하기도 하고 길어질 것 같다. 그러니까 베이퍼웨이브 얘기는 공부를 더 해서 쓰는걸로 하고.

 

비슷한듯 다른느낌의 아웃런, 신스웨이브에 대해서 조금만 얘기를 하자면 한때 뿅뿅거리는 사운드를 전자음악이라고 생각했었다. 이것이 전자음악이다! 라고 하기에는 전자음악, 그러니까 일렉트로닉뮤직은 일일히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광범위한 개념이다. 신스웨이브를 기반으로 조금 더 칠하거나 복고느낌이 나는 곡들에 지평선을 향해 끝없이 달리는 자동차 하나가 있는 것이 아웃런인 것 같다. 디스코음악의 대가(?) Slowlife가 신스팝과 이탈로디스코를 언급하며 장르적 구분을 더 해줬다. (무궁화파티때 괜히 어울렸던게 아닌거 같다. 그 장소와 그 음악은 참 잘어울렸다.)

아웃런은 베이퍼웨이브와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픽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구분이 되고 있고, 음악적으로도 굉장한 차이를 보인다. 요즘 아웃런, 신스웨이브에 관심이 많다. 특히 영상을 배우다 보니 합성이라거나 아웃런 영상을 하나둘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든것들의 경계가 흐려지는 세상이긴 하지만, 뭔지는 알고 좋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