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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나는.

by 40c 2009. 9. 23.
















나는. 툭하면 울곤 했다. 밥을 먹는 중에도 슬프면 울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먹어야 했다. 아무리 행복한 시기여도 서글프면 울어야 했다. 어떤 슬픈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났으니까. 종종.. 누군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건 참 싫었다. 혼자 눈물을 삼키곤 했지만 나는 그냥. 소심한 아이는 아니었다. 가끔은 그래. 잘 모를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꼭 혼자만의 시간 또는 공간을 찾곤 했다. 그래야만 내 정신이 평안을 찾곤 했다. 그런 입장에서 볼땐 이건 아니다. 나는 아직 덜 외로워본 인간인진 몰라도, 사랑보단 감정이 우선이다. 그걸 초월 할 수 있는 감정같은건 아직 없다.

그래서였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너과는 다르게 나는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이었다. 남녀의 문제같은건 아니었다. 아니 원초적인 남녀의 문제일지도. 쨋든,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말을 했었고,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말을 했었다. 그게 달랐다. 겁이 났던건 이런 것이었다. 분명 이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왜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하기 때문이라는 대답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것조차 왜냐는 질문으로 되돌아 온다면 더 큰 혼란에 빠지는 그런 사람이다. blue를 blue라고 말할 수 있을 뿐 그것이 왜 blue인지 말을 하지 못하는 나라는 거다.

큰 착각에 빠졌었다. 논리적인 너를 감성적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처음부터 사물이나 상황을 인지하는 방식부터가 다른 우리였는데 그게 가능할리가 없었다. 노력을 한데도, 약간의 감성만을 가지는 인간이 될 뿐 그 이상은 힘들다는거다. 그런것이었다.

나의 세계가 있다. 나의 템포가 있고, 나의 리듬이 있다. 그게 한계였다. 깨달았지만, 여기까지만.

나중에 너의 질문에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그 날이 오면, 그러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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