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뒤돌아 봤다. 내가 알던 사람이 맞았던 것이다. 아주 고요하고 섬세한 그런 사람. 그래 아마도 내가 지치게 될 이유는 그렇지 않아서가 아닐까.
고요하고 섬세해야 한다. 비록 나조차도 그러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야 한다. 숨이 울컥울컥한다.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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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마음은 그러한데 겉으로 표현이 힘들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우울증은 아닌데 고요해지는 시기가 있다. 그런 시기에는 고요함과 설레임이 뒤엉켜져서 꽤나 괴롭다. 나는 고요히 있고 싶은데 주변에서 이상하다고 한다. 그런 시기에 쓰는 글은 누군가들은 허세라고도 한다. 가끔씩 눈물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아닌거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온 캐릭터는 A에게는 밝게, B에게는 진지하게, 보이는 모습이 많이 달라서 그들이 나를 인지하는 모습도 달랐다. 나는 실은 많은 캐릭터를 가진 사람인데,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계절처럼, 다양한 음악장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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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건 상대방으로 하여금 같은 생각을 갖게 하겠지. 내 속의 캐릭터가 많아서 혼란스럽다면 당연히 상대방도 나의 다양한 캐릭터에 혼란을 갖겠지. 맞아 그랬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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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과 섬세함과 배려심은 아무나 가지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직 좀 이를 뿐인거다. 나는 그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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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에 충실하고, 행동이 일관성이 있으며, 스스로를 사랑하면 된다. 자만이고 자존이고 그런건 잘 모르겠는데, 고요해야 한다. 나도 잊고 있었는데, 섬세한 배려심은 필수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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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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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안되겠지만 나는, 그의 그녀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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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