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죽였다. 서서히 기억속의 사람들을 죽여버렸다. 한 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도, 뜨거운 관계의 몇몇의 친구들도 내 기억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그래 그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나를 기억 할까. 그래 그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웃으며 보내줄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죽음에 대해서 메모를 한 적이 있다-그 때, 그 사람도 죽어가고 있었으리라. 그 생각이 난 것은 그녀를 보냈던 병원이 있는 기차역을 지날 때 였다. 포근한 봄이었다. 아마도 나의 아빠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던 날이었다.
마지막으로 연락이 온 시간은 저녁 7시 였다. 나는 그녀의 소식을 듣고 문자를 했었는데, 그 문자의 답장이었다. 그녀는 집을 나와 내가 사는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고등학생이었다. 나의 친구의 여자친구였다. 사실,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이 곳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꽤나 며칠전 부터 들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에 미루다 결국 보지 못하고 보낸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문자로 보냈었고, 그녀 또한 아쉬움에 답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지막 문자를 확인한 것은 저녁 11시. 나는 별 대수롭지 않게 확인만 하고 그날을 마무리 했었다. 그 때는 학교의 시험기간이어서 게으른 나를 탓하며 공부를 하려던 참이었다.
다음날 내게 연락이 온 그녀의 남자친구인 나의 친구는 내게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설마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확인 전화를 했고, 그녀의 휴대폰 너머로 아주 낯설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이었다. 그는 내게 사건에 대해 알려주었고, 나는 그 때의 시험을 모두 포기하고 그녀의 죽음을 받아들이러 그 기차역으로 갔다.
정명환 20090520 AM3:00
좋아하는 와인 품종은?
-리슬링. 맛있잖아.
삼각을 입어 사각을 입어?
-사각. 삼각은 불편해 못입어
계란은 반숙이 좋아 완숙이 좋아?
-반숙. 완숙 진짜 싫어. 엄마라도 완숙 만들어주면 싫어. 물렁물렁하게 반숙.
이상형은?
-연예인으로 말해도 되? 채정안 같은 여자 있잖아.
지금 담배갑에 남아있는 담배는 몇개피야?
-24개 (담배 한갑에 몇개가 들어있는데?;) 20갠데.. 3갑 합쳐서. 말보로 레드 17개, 시가 6미리 4갠가, 보그 1미리 1개 (22개네) 그냥 다 세보니까 24개야. 별걸 다 물어보네
cosm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