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앙이 없다. 그러니까 무교다. 어렸을 적엔 엄마를 따라서 절에 가곤 했었고, 초등학교땐 멋도 모르고 교회를 몇번 가고 그만두기도 하다가 중학교때 잠시 교회를 정식으로(??) 다녔었다. 그때 이런저런 활동도 하긴 했지만, 세례라거나 기도를 통한 응답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받지 않았다. 그냥 친구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었을 뿐, 다른것은 없었던 것 같다. 주변에는 깊은 신앙을 가지거나, 108배 같은 절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그것을 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교회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말했듯이 교회는 꽤나 긴 시간동안 다녔다. 새벽기도도 나가본적(두어번)이 있었고, 수련회라거나, 주일의 예배시간들에는 꼭 참여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교회에 함께 다니던 친구와 크게 싸운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술과 담배를 일삼았던(??) 친구였다-지금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술과 담배를 하는것에 별 신경을 쓰진 않지만 그때는 그게 참 이상했다. 물론 미성년자의 신분이란 것도 있었지만,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와 싸워서 (쫄아서) 안나간 이유가 가장 컷고, 교회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졌다. 귀찮기도 했고, 이런저런 복합적인 이유들이 존재했던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교, 대학교 생활을 지나면서 교회에 대한, 좀 더 나아가서 종교에 대한 생각이 잡혀가게 되었다. 교회를 다니라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다. 자신은 믿음으로 응답을 받았고, 그 복음을 주변사람들에게도 전파를 해줘야 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정말 많다. 하지만 그 믿음과 응답들은 온전히 그들의 것일 뿐, 나에게는 전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내가 경멸하거나 싫어하진 않는다. 그것은 온전히 그들의 것일 뿐이기에. 나는 그저 들어주기만 한다. 하지만 내가 신앙을 가지진 않는다. 때론 다녀볼까. 싶기도 했었는데, 만약 그 신앙이 강하다면 굳이 다니지 않아도 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신앙을 가지진 않는다. 기독교 인들이 말하는 '죄'를 나는 많이 짓고 있으니 용서해달라고 구하고 싶진 않다. 그냥, 삶에 대한 나의 자세와 비슷한 것 같다. 나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지만 당장 죽어야 한다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게 삶에 대한 나의 자세다. 그럴 수록 현재에 더 충실해야겠지. 그리고 만약 '신'이 있다면 날 이렇게 두진 않을것이라고 생각도 한다-물론 난 기도나 다른 일들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에 있을 수도 있지만. 어쨋거나, 태어난 것이 죄라면, 다시 죽어버리면 될 것이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 조차도 죄라면, 처음부터 그러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모든 것이 죄이고, 그것을 저질러도 용서를 구하고 사하여 주셔서 모든 것이 씻어진다면, 나는 지금 당장 사람을 죽여도 죄인이 아니지 않을까. 지금. 내가 교회를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죄'에 대한 생각이 너무 깊어서 인 것 같다. 신이 있다면, 적어도 이런 내 생각정도는 이해해 주겠지.
내가 당신과 만난 것이 '그 분의 뜻'이 있어 처음부터 정해진 일이라는게 나는 단지 '우주의 어떤 큰 힘'이 작용하여 처음부터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건 없다고 본다. 깊게 들어가니 어렵다.
그런면에선 다른 '전도를 구하지 않는' 종교들은 마음이 편하다. 예를 들어 절이라거나, 성당들. 근데 뭐, 어딜가나 위선자들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냥 단순히 강력한 신앙을 가지신 분이 계속 내게 말씀을 전하시길래.. 드는 생각이다. 미안하지 뭐, 난 다니지 않을 거니까. 좀 안타까운건, 그 분이 내게 에너지를 쏟게 되는 일이니까. 괜한 소모하시는 것일 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