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랑찰랑.
물컵에 물이 가득 차 그것이 넘치기 직전처럼 아슬아슬 하기만 했던 순간들.
엎질러질까 두려워서 애써 조심스레 옮겼지만 그래도 조금은 밖으로 흘러버렸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아.
밖으로 넘쳐버렸던 물들은.
물이어서 그런가 살짝 물의 흔적만 남아있을 뿐. 모두 말라버려서. 흘렀었는지 조차도 모르겠어.
또 누군가가 그렇게 물을 부어주겠지.
다행인건지
여태껏 물컵의 바닥이 드러났던 순간은 없었어.
그만큼 퍼내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던 걸까.
가끔은 부글부글 끓어 넘쳐버려서
그 컵안의 모든 물이 기화되어 날아가 버리면
어떨까.
상상을 하기도 했지.
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번 생에선 이루어 질 수 없을것 같아.
나도 역시 이 상태가 좋고, 만족스러워.
내겐 계속 물을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