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다. 지금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커피를 만들지 못하고 있지만 어쨋거나 나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직업이다. 그것이 나의 4년간의 기술이고. 누군가에게 커피를 주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이야기 했던가. 처음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하려고 한 이유는 '작은 변수에도 커피는 다양한 맛을 내고, 그것을 바리스타가 할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다. 사실 학창시절 때는 독특하면서 튀는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초등학교때는 좀 외향적이었던 것 같은데.. 중학교의 생활 고등학교의 생활을 거치며 잘 나서지 않는 내성적인 학생으로 변해버렸다. 그래서 사실 대학을 입학하고 처음으로 했던 호프집 아르바이트와 정식으로 했던 커피전문점의 직원의 일들은 내겐 너무 버겁기만 했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었고.. 눈물도 많이 흘렸었고, 그렇게 독한 마음도 많이 먹으며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아야지. 무식하게 그러지 않아야지. 다짐도 했었다. 순수하게 커피를 만드는 일만은.. 2년하고도 반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다. 낯선사람에게도 먼저 말 걸고 고객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커피에 대한 기술은 학교에서 배운 것 보다 실전에서 배운 것이 더 많다. 학교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뽑아보지 못하고 커피전문점엘 취직했으니 말이다. 2005년에 학교를 휴학하고 들어갔던 프란체스코였다. 직원으로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절대로 상상하지 못할 박봉과 열악한 조건으로 일을 했었다. 그 때 커피는 일을 시작한지 20일만에 처음으로 탬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어달은 커피는 물론이고 어떤 메뉴도 만들 수는 없었다. 다른 직원이 있기도 했었고.. 사실 내가 일을 참 못하기도 했었기에 시키고 싶지도 않았을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매장 내에서 매니저를 제외한 가장 오래된 직원이 되었을 무렵에는 겨우 메뉴를 했지만.. 내부의 문제로 인하여 상당히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처음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 플로어나 매뉴얼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잡혔던 것 같다.
프란체스코를 약 7개월간 근무하고 그만 둔 후에 나는 혼자서 짧은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잠깐 알바를 한 후 복학을 했다. 학교를 다니며 나는 동네에 있는 다른 커피전문점에 지원을 했었는데, 거기가 바로 커피명가 秀 이다. 기존에 직영으로 운영되던 다른 커피명가와는 다르게 이름과 커피만을 공급하는 형식이었는데,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본사에서 지원을 나온 캡틴에게서 배웠었다. 보통은 처음 들어가면 서빙과 설겆이 등등을 먼저 하는데 나는 커피를 만들고 메뉴를 내는 일을 배웠다. 캡틴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메인이었던 캡틴을 보조해주며 내가 가지고 있던 업무 플로어를 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캡틴의 지원이 끝난 그 매장에서 마감시간대에 매장을 관리하는 알바가 되었다.
알바의 마인드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면. 사람들은 -그리고 몇몇의 오너들은- 당연하게도 '알바는 시급을 받고 짧게 일하기 때문에 보통 오너쉽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렇지 않다.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오너에게서 배운다고 본다. 애착도 이와 비슷하게 볼 수 있겠다.
명가에서 일을 마무리 지을 즈음 핸즈커피라는 곳에서 구인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지원했다. 위치는 애매하게도 맞은편이었지만. 핸즈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도 마침 지원나왔던 매니저에게 핸즈의 커피를 배웠다-이렇게 배운 것을 생각하면 나는 운이 좋은것 같다. 다들 몇년씩 경력이 있는 분들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일했던 핸즈도 너무 재밋었고, 나의 스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어느 매장을 가건간에 최대한 그 매장에 맞춰줄려고 노력을 한다. 나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매뉴얼이라거나 방식이 있더라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원하는대로 해준다. 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본적은..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너무 맞춰주면 내 것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고. 그렇게 원하는 대로 해주면서 내 것을 새롭게 비교하고 변화를 줄 수 있으니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커피에 대해서의 아집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니까.
지금은 잠시 쉬고 있다. 커피를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살짝 걱정은 된다. 하지만 금방 궤도로 올라갈 자신은 있다. 나는 커피에 있어서는 최고니까. 자만이 아니고 나의 방식, 나의 커피는 최고다. 나는 Bar안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고, 커피향이 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