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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s

090307 Why - Memory

by 40c 2009. 3. 26.








 

 왜 그랬냐고 묻지 않은 저 자신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상했었고, 속으로 많이 울었고, 미워도 했고, 증오도 했지만 다시 그렇게 제게 웃어주는 그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묻지 못했습니다. 그냥 거리에 서서 울기만 했습니다. 사실 연락처도 메신저도 모든 것을 지우고 제 눈앞에서 그 사람을 지우면 제 머릿속에서도 지워질줄 알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갑에 있던 명함을 꺼내서 보았습니다. 그 사람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그 거리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서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전 아마 오늘 깨달았습니다. 내 기억속 먼 곳에서 죽었던 친구를 떠올리던 날에 죽음에 대해 적을 수 있었던 것 처럼. 오늘 기억에 대해서 적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 앞에서 사라진다고 그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온 세상을 잃은 듯 눈물을 흘리며 슬퍼해도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 처럼 말입니다. 저의 기억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습니다. 애써 지우거나 잊으려고 하지도 않았네요. 전 딱히 기억력이 좋은 사람도 아닌데 말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그랬냐고 묻지 않을 겁니다. 전 그 사람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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