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_say
사람을 만나는 일
40c
2022. 11. 15. 17:27
사람을 만나는게 일이 라고 표현을 하다니. 그도 그럴 것이 십수년간 서비스직에 있으면서 몸에 배어있는 습관이 있다. 아예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그때 했던 것 처럼 그들을 대한다. 그럴때면 에너지를 소모한다. 나 자신보다는 상대를 신경쓰게 되고 전체 흐름같은것이 흐트러지지 않게 행동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한다. 싫지 않다. 오히려 재미있기도 한데, 그래도 어쩐지 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 대해 오해를 한다. 친절하거나 적극적이거나. 누군가 해야할 일이니까 하는 것일 뿐인데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모임에 갔다. 코로나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방구석 디제이 모임의 정모였는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새로운 사람들을 챙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길게 이어지진 않았지만 어쩐지 스스로에 대한 환멸 같은것도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
그래도 재미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에너지가 소모된다 생각하는 와중에도 각자들의 음악에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취하지도 않고,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