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In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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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밤. 나는 맥주 두병과 소주 네병을 우재와 나눠마시고 제임슨 온더락을 한잔도 채 마시지 못한 채 밸브앞으로 갔다.
거기서 희미하게 그를 본듯도 하다.
화요일 오후. 평소처럼 스토리를 보다가 문득 그의 주변인들이 올린 부고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그와 인사를 하는, 몇마디 대화는 실제보다 인스타 DM으로만 간간히 주고받는 사이일 뿐, 깊은 친분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대구에서 클럽을 운영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클럽에서 춤 추는 것을 허용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 정도만 안다.
그래서 가끔 그런 이슈로 대화를 나눈게 전부다.
기억의 그는 언더문화가 잘 자리잡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주변인들을 아끼는 사람.
내가 감히 그곳에 가서 그를 기억하며 보낼 자격이 있을까.
많이 생각해 봤다.
어제는 병원을 가는길, 오는길에 뜬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발길을 멈췄다. 요즘 얼굴에 신경통이 있어 치료를 하며 복용하는 약의 부작용 때문일까. 기분이 축 쳐지고 무기력하다. 원래도 그러긴 했지만. 그래서 눈물이 제어가 안된다.
잘 모르는 나도 황망한데, 가까이서 지내던, 특히 몇시간 전에 봤던 사람들은 오죽할까.
오늘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컥하는 마음을 참고 있었는데, 가서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갔어야 했나 하는 마음도 들긴 하는데, 자신이 없다. 그 곳에 있는 사람들 보다 슬프지 않을텐데 울지 않을 자신이 없다.
슬픔의 크기는 표현과 비례하진 않을 것이다.
예전에도 했던 말인데, 산 사람이 할 일은 그를 잘 보내주는 것이다. 그 다음 일은 남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것일테다.
슬픔들 사이로 시간이 흐른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일상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