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디스크봉 하이튠즈 파티
지난주 금요일 9/6 대구 동성로의 술집 디스크봉에서 하이튠즈 파티가 열렸다.
하이튠즈는 DJ ACORN을 중심으로 4SALE, DJ 0RKA, SLOWLIFE의 4명의 DJ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각자 활동도 하지만 하이튠즈라는 이름을 걸고 할때는 예전엔 스텁스(쟁이)나 브라운브릭스에서 주로 파티를 했었는데, 이렇게 외부 공간을 이용해 파티를 연 것은 내가 알기론 처음이다.
다들 얘기를 해보면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것을 느낄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착하고 겸손한것 같은 그런 느낌. 많이 배우는 DJ들이다.
디스크봉이야 말할 것 없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말 가게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철학을 가지고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디봉은 나 뿐만 아니라 그 곳을 방문해서 매료된 사람들이라면 아마 다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이다.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그냥 대충 우리끼리 즐기자는 단순한 마음이 아니라 서로 이런 파티는 처음이니까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것도 준비 안했는데도 하는것도 없는데도 혹시나 실수할까 혼자 너무 긴장했네..)
은밀한 파티 (?) 느낌이 나게 셔터를 닫고 포스터를 붙였다. 후에 사람이 많아지고 셔터를 열긴 했지만.
파티 당일의 안내문과 메뉴사진. 디카를 들고 가지 않아서 폰으로 찍었는데 내가 나왔네. (사실 디카도 아직 사용법이 서툴러서 이상하게 찍혔을 듯.)
저 위에 안내문 하나 적을때도 신중하게 적으시고, 메뉴는 계산하기 편하게(??) 5천원으로 일괄 통일. (감사했습니다ㅠㅠ)
칵테일보다 습한날씨덕에 준비한 맥주가 한시간만에 동이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칵테일은 하이볼과 롱티가 가성비 갑이어서 그런지 제일 잘 나갔다.
DJ 0rka의 첫타임이 시작되고 한컷. 시작한 직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확실히 30분쯤부터는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해서 곧 가게안이 꽉 찼다.
전체적인 음악 스타일은 하우스로 시작해서 4sale 의 타임에는 디봉과 잘 어울리는 옛날 한국음악들 잠시 나오고, 다시 펑키한 사운드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 사실 너무 정신 없어서 음악이 귀에 잘 안들어왔는데, 중요한건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였었다. (다들 신나게 마시고 춤추고 놀더라는)
늘 생각 하던것이긴 하지만 이번에 확실하게 생각하게 된게 사람들은 특정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공간에서 즐기는지 그리고 디제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방문한 사람들이 디스크봉 단골손님들, 하이튠즈 서포터즈들이 많긴 했지만, 그들을 춤추게 만들고 술을 마시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튠즈들 정말 선전했다. 사람들을 춤추게 만드는 것은 디제이의 능력이다. 뻔한거 아는거 안나와도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 폼잡고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
그것을 선택하고 그림을 그린 사장님의 안목이 탁월했던듯. 디봉을 좋아하기도 하이튠즈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런걸 떠나서 중요한건 이 조화로움이 글쎄.. 요즘 긴장을 놓고 살았던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사진은 주문받고 하느라 많이 찍지 못했다. 이때쯤부턴 셔터까지 열어서 밖에 사람이 엄청 많았었다.
새벽 1시 반쯤 일찌감치 마무리 된 파티 였는데, 대충 정리하고 나니 두시쯤.. 다녀간 사람들도, 파티를 진행한 사장님과 하이튠즈도 여운이 며칠 갈거 같다고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사장님은 원했던 그림이 나와서 만족한 눈치였다.
아직 정해진 다음 파티 계획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종종 열렸음 좋겠다.
2019년 9월 6일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디스크봉에서 열렸던 하이튠즈의 파티. 후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