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s

090305 Acid

40c 2009. 3. 26. 13:53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삐걱거리는 바닥소리가 좋았다. Bar에는 언제나 그분이 계셨고 냉장고에는 사랑하는 맥주들이 있었다 귓가엔 바스락거리는 LP가 또 코끝엔 커피의 향과 담배의 냄새가 적절히 섞여 내 심장을 감싸주었다
 내가 시내에서 일할 때 종종 들렸었다 이런 거창한 타이틀은 달고 싶지 않지만 나의 20살에 알게된 몇몇 소중한 것들이 있는데 Acid가 그 중 하나다 그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왠지 좋았다 성역처럼 여기기도 했었다 거기라면 왠지 모든것이 좋았다
 시간과 공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그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아니 깨달았다 선곡해주셨던 음악을 들었고 내려주셨던 커피를 마셨고 이야기를 하고 웃고 울고 내 모든 감정들이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게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 조금 더 거창하게 나는 누구인지..
 1년반쯤 전에 마지막으로 그곳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후에 Acid는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재개발을 해서 새로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벽을 허물고 다른 가게가 생겼다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곳이 사라지고 갈곳을 잃은것은 아니다 그런곳은 참 많고도 많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나의 기억은 참으로 소중하다